현장

보수색 짙게 칠한 안 "북한은 주적…ICBM 영공 침해땐 요격"

[레이더P]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기사입력 2017-04-20 17:23:59| 최종수정 2017-04-20 17:45:01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마크 네퍼 주한 미국 대리 대사를 접견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마크 네퍼 주한 미국 대리 대사를 접견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답보 상태이던 지지율을 다시금 끌어올릴 '터닝포인트'를 외교·안보에서 찾았다.

안 후보는 20일 "북한은 주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같은날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리대사를 만나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전날 토론회에서 '북한은 주적'이라고 밝히지 못해 중도·보수층으로부터 비판받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영공을 침해하면 즉각 요격할 것인가'는 질문에 "대한민국 영공이라면 당연히 우리 방어체계를 총동원해 막아야한다"고 밝혔다. '즉각 요격 명령을 내릴 것인가'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밝혔다.

이는 안 후보가 낸 '자강안보' 공약의 킬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조기구축과 일맥상통한다. 안 후보는 킬체인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를 우리 군이 사전 탐지해 미사일 발사 전 선제 타격하고 이를 실패할 경우 KAMD를 통해 미사일 직접 요격에 나선다는 북한 미사일 방어 전략을 갖고 있다.

전시작전권을 주한미군으로부터 환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안 후보는 "우리가 어느 정도 조건을 충족할 때가지 전작권 (환수)를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대 입장이다. 안 후보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안보 역량을 튼튼히 할 때 다시 (전작권 환수를) 논의하게 돼 있다"며 "우리 스스로 국방력을 강화하려면 국방비 증액 등 여러가지를 많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선(先)자강 후(後)환수' 입장을 펼친 것이다. 한국군의 군사력이 강해지기 전에 전작권을 넘겨받을 경우, 군사 위기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안 후보는 대신 국방력 강화를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해군·공군력을 훨씬 첨단화하는 것이 우리 군이 나아갈 방향"이라며 "지금 첨단화되지 않은 육군 위주의 군대 가지고는 우리 스스로 우리 몸을 지키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안 후보는 주한미군 군사력 첨단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에 대해 "폐지는 아니라고 본다"며 "모든 법은 현실에 맞게 개정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안보를 위해 국보법의 틀을 유지하되 일부 독소조항은 개정·삭제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측은 이날 문 후보 측에서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명기돼 있지 않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국방백서에 주적이 명기됐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문 후보의 대북관이 문제인데 결국 보수 표심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를 만나 집권 후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 후보는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미국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특사로 파견해 실무접촉을 하고 이른 시일 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내퍼 대사대리는 "한미동맹은 바위처럼 견고하다"고 화답하면서 "미국은 앞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하면서 차기정부와 긴밀하게 조율·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협치'를 강조하면서 민주당·한국당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안 후보는 "집권하고 나면 다른 당들과 의논해서 최적의 협치의 틀을 만들겠다"며 "분명한 것은 저는 '통합 내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대연정을 펼치겠다는 것인데 이를 '협치'로 네이밍(이름 짓기)한 셈이다. 안 후보는 차기 내각에 민주당이나 한국당 소속도 등용하겠다는 것인지를 묻자 "물론이다. 다들 대한민국 인재 아닌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최적의 인재가 다른 당에 있다면 그 사람을 쓰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이같은 안보행보를 놓고 캠프에서는 답보 상태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가 김현철 씨를 영입하고 적폐청산 언급을 안하는 등 '우클릭'과 통합을 강조하면서 중도층 포섭에 나섰는데 이것이 어제 발언으로 물거품이 됐다"며 "다시 지지율을 좁히고 양자대결을 형성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다만 발목을 잡는 것은 당내 햇볕정책의 지지 세력이다. 박지원 당 대표가 대표적이다. 안 후보의 요청에 따라 박 대표는 사드(고고도방어체계·THADD)배치 반대인 당론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당론 수정은 이뤄지지 못했다.

19일 토론회에서도 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게 햇볕정책에 대한 공세를 겪어야 했다. 안 후보는 햇볕정책에 대해 취지는 인정하되 현재는 대북제재국면이어서 어렵다고 보는 만큼 이런 현실성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충분히 내비칠 계획이다.

안 후보 캠프 측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하면서 '룰세팅'을 했던 시기가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 시기"라며 "한반도 문제를 주인의식 갖고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하는 입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했다. 대북송금사건의 관련자인 박 대표가 입장을 정리해 자칫 불거질 수 있는 대북 관련 악재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호남은 물론 영남의 보수층의 표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안 후보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어제 문재인 후보가 주적에 대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은 마치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먼저 북한을 가겠다는 것만큼 위험하고 안보 문제에 대해서 ABC도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문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엄연히 국방백서에 주적은 북한이라고 나왔다"며 "주적은 북한"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효성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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