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文의 복심 양정철 "자리 탐하고 권력 취하면 벌 받을 것"

[레이더P] 잠시 귀국해 靑참모에 "정말 잘해줘야 한다" 신신당부

기사입력 2017-07-16 16:38:50| 최종수정 2017-07-16 16:41:20
참여정부 당시 양정철 전 비서관(가운데)의 모습. [사진=매일경제DB]이미지 확대
▲ 참여정부 당시 양정철 전 비서관(가운데)의 모습. [사진=매일경제DB]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정권 교체의 일등공신이지만 전격 2선으로 후퇴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최근 청와대 참모진을 만나 "문 대통령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계시지만 한편으로 가장 외로운 분"이라며 "정말 잘해줘야 한다"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뉴질랜드로 떠났다. 그는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던 이달 초 조용히 일시 귀국했으며 입대를 앞둔 아들과 시간을 보냈고 못다 한 집안일도 챙겼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5월 급하게 떠나느라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했던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만나 "다들 사심 없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게 느껴진다"면서 특히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청와대를 잘 이끌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일하면 성공한 정부는 우리가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 전 비서관은 "우리가 권력을 잡은 게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주신 것이다. 자리를 탐하거나 권력에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벌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초심으로 일했으면 하는 마음을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언론노보 기자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내언론선임행정관, 국내언론비서관, 홍보기획비서관 등으로 일하면서 당시 청와대에서 일하던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특히 그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 자서전으로 베스트셀러인 '운명' 집필을 도왔고 18대 대선 당시에는 메시지팀장, 지난 대선에서는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문 대통령 당선을 이끌어냈다. 또한 계파를 뛰어넘는 대탕평 인재 발굴에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랫동안 문 대통령과 가까이에 있다 보니 '비선 실세'라는 구설에도 올랐지만 흔들림 없이 보좌했다. 문 대통령도 양 전 비서관에게 '양비(양 비서관)'나 '양 교수'라고 편하게 부른다.

양 전 비서관은 7박11일간의 짧은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친 문 대통령의 체력을 걱정하면서 참모진에게 "숨 가쁜 대선 일정을 마쳤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나는 동안 문 대통령께서 강행군을 했는데 조금 쉴 수 있도록 권해드리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작 양 전 비서관은 일시 귀국 소식을 알리는 전화 한 통 없이 문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그는 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잠깐 보자"는 요청에도 "그것조차 그분께 부담일 수 있다"며 극구 사양했다. 양 전 비서관은 1년여 전부터 정권이 교체되면 2선으로 후퇴할 것임을 밝혔고 이번에 실행에 옮겼다. 그가 이처럼 낮은 자세로 '국제 야인'으로 지내는 게 오히려 문 대통령이 오직 국민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 대선 기간에 문 대통령을 도왔던 많은 '친문(친문재인) 인사'에게 시사하는 바도 크다.

그는 조만간 다시 뉴질랜드로 떠나 친지 집에서 머물 예정이다. 양 전 비서관은 "뉴질랜드에서 책을 읽거나 산책하면서 성찰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기약 없이 나가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처럼 양 전 비서관은 백의종군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문재인정부에 위기가 찾아올 경우 불가피하게 양 전 비서관이 구원투수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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