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靑 "세월호 최초보고 시점 30분 늦춰…비난 피하려 조작"

[레이더P] "재난컨트롤타워 안보실→안행부로 임의변경"

기사입력 2017-10-12 17:07:23| 최종수정 2017-10-12 17:08:16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 실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고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을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이후 청와대가 국가 위기관리의 컨트롤타워를 청와대에서 안전행정부로 바꾸는 등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 변경한 자료도 발견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 실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고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을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 이후 청와대가 국가 위기관리의 컨트롤타워를 청와대에서 안전행정부로 바꾸는 등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 변경한 자료도 발견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12일 "박근혜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최초 상황보고 시점을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10시로 30분 늦춰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을 안보실 공유폴더에서 지난 11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정부 청와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처음 보고된 시점과 사후 조치 시간 간격을 줄여서 '재난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회피하고자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청와대는 박근혜정부에서 국가위기관리지침을 불법 변경해 재난 분야 컨트롤타워를 국가안보실에서 안전행정부로 불법 변경한 '지침변경' 자료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캐비닛에서 지난달 27일 찾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이 발표하면서 "오늘 아침에 보고받고 토의한 끝에 사건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감안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참담한 국정농단의 표본적 사례"라며 "반드시 관련 진실을 밝히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관련 사실을 수사시관에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지난 정부 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에 세월호 사태를 최초로 보고받고 10시 15분에 사고 수습과 관련해 첫 지시를 했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됐고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자료로도 제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실장은 "이번에 발견된 보고서에서 당시 위기관리센터는 세월호 상황보고서를 오전 9시 30분에 보고했으며, 보고 전파자는 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청와대가 사고 6개월 뒤인 2014년 10월 23일 보고서를 다시 작성했다는 것인데, 보고 시점이 오전 10시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점을 30분 늦춘 것은 보고 시점과 박 전 대통령의 첫 지시 사이의 시간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당시 1분, 1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참 생각이 많아지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에 국가위기관리지침이 법제처 심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정된 것도 확인됐다.

임 실장은 "세월호 사고 당시 지침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재난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2014년 7월 말에 김관진 전 안보실장 지시로 컨트롤타워가 '안보 분야 국가안보실, 재난 분야 안전행정부'로 불법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전임 정부 청와대는 위기관리지침을 변경하기 위해 법제처장에게 심의요청을 하는 등 일련의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빨간 볼펜으로 필사로 수정한 지침을 2014년 7월 전 부처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국회에 출석해서 '국가안보실은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고 안행부'라고 국회에 보고한 것에 맞춰서 사후에 (청와대에서) 조직적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번 세월호 사건 당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황 보고 시점 변경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관련 지침 개정을 지시했다.

[강계만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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