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새 대북제재 이틀만에...정부, 800만달러 대북 인도지원 검토

[레이더P] 21일 결정

기사입력 2017-09-14 17:32:00| 최종수정 2017-09-14 17:32:44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 대북인도지원 검토한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 대북인도지원 검토한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재개할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 전망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열하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는 불과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대북 지원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14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영·유아, 임신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게 정부 기본 입장"이라며 "오는 21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유니세프 등 유엔 산하기구 요청에 따른 대북 지원 사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을 협의·조정하고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 안건으로 올라갔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관계부처 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여서 의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통일부의 또 다른 당국자는 "통상 안건이 원안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수정되는 사례도 있어 예단해서 말하긴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지원 내역과 추진 시기 등은 남북관계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 행동을 계속하는 지금은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에 대해 최대한 압박을 가할 때"라며 "지금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무너뜨리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스가 장관은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다"며 한국 측과 구체적인 의견 교환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은 2015년 12월 유엔인구기금(UNFPA)의 '사회경제인구 및 건강조사 사업(80만달러 지원)'이 마지막이었으며, 이번 지원이 최종 결정될 경우 약 21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이번 지원에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아동·임산부 대상 영양강화 식품 지원사업(450만달러)과 유니세프(UNICEF)의 아동·임산부 대상 영양실조 치료제 및 필수의약품 지원사업(350만 달러)이 포함됐으며 총 800만달러 규모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북 핵 미사일 관련 트랙과 인도주의적 트랙은 다르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도 국제기구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 해온 상황이다"면서 "우리도 많이 고심했지만 별개 문제로 다루는게 좋겠다고 결론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유엔 인구기금(FPA)의 제3차 북한인구총조사 사업에 6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엔의 새 제재 결의안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제한되지 않는다. 다만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를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할 지금 시점에 왜 하필 꺼내들었냐는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지난 보수정권에서도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왔으나 지난해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중단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지원 규모와 시기 등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간다'는 단서를 달아 지원하지 않았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정책에 국민 참여공간을 넓히고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고, 통일부도 "국민적 공감대하에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대북지원에 대해 국내 여론은 부정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8%)에 따르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모든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5%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인도적 대북 지원은 유지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2%에 그쳤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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