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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백지신탁 무엇이 문제인가

[레이더P] 60일내 매각 규정 유명무실

기사입력 2015-04-28 09:49:30| 최종수정 2015-09-18 18:09:05
Q: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현재 주식 백지신탁 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는데요. 주식 백지신탁 제도란 무엇이며 어떤 점이 문제인가요?

경남기업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언론사가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경남기업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언론사가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A: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 제도란 직무 수행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경우 이를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함으로써 공무 수행 중에 특정 기업과 사적 이익이 충돌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국회의원이 B건설사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B사에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 이를 막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게 하는 것이죠.

백지신탁된 주식은 위탁을 받은 수탁회사가 60일 이내 처분해 다른 재산으로 바꿔 운용해야 합니다. 수탁회사는 A의원에게 신탁재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고, A의원도 신탁재산 운영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수탁회사가 B사 주식을 처분해 C사 주식으로 바꿨을 때 A 의원이 이를 알게 되면 다시 C사에 유리하게 법안에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으니까요.

문제는 좋은 취지의 제도가 허점 때문에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7일 농협은행의 백지신탁 매각 공고와 2012∼2015년 국회공보에 따르면 19대 국회가 개원한 2012년 5월 이후 본인·가족 보유 주식을 백지신탁한 의원 6명의 주식은 현재까지 모두 매각이 안 된 상태입니다.

2012년 7월 '반도산업' 주식 5억5000만원어치를 백지신탁한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한국라이스텍' 7억3500만원, '웰라이스' 2450만원 상당을 각각 백지신탁한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은 3년 가까이 주식을 백지신탁 중입니다.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은 '에이치앤철강' 등 3개 업체 주식 7억원어치를 2년6개월가량 백지신탁 중입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과 박덕흠 의원,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1년 가까이 매각 없이 의정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탁주식이 장기간 팔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상당수가 거래가 없는 비상장인 데다 가족기업인 경우가 많아 매수세가 거의 없는 겁니다. 가족기업은 회계의 투명성이 의심되는데다 다른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주식에 대한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죠.

이런 현실적 문제에 더해 현 제도에 강제 매각 규정도 없습니다.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임기가 끝날 때 주식을 그대로 돌려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백지신탁에 대해 행정소송 등 꼼수를 쓸 수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의원 시절 행정소송을 내고 백지신탁을 못하도록 약 2년을 끌었습니다. 그 사이 성 전 회장은 국회 상임위 중 정무위원회를 고집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위기에 빠진 경남기업을 살리기 위해 은행을 담당하는 정무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죠.

이에 따라 현실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제도를 보완해야 할지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 중입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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