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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참가비용 낸 북한, 이젠 정상국가?

[레이더P] 세계신기록 5개 등 기대이상 성과가 영향준 듯

  • 김성훈 기자
  • 입력 : 2014-10-16 17:09:52   수정 : 2015-09-18 18: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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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북한 선수단이 5일 평양에 도착해 무개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이미지 확대
▲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북한 선수단이 5일 평양에 도착해 무개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선수·대표단 참가 비용 가운데 19만달러를 직접 부담한 것으로 16일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 3일 귀국 전에 △선수촌 입촌료 △기자단 미디어촌 숙식비 △공항 사용 비용 등 모두 19만1682달러(약 2억300만원)를 현금으로 조직위원회에 지불했다. 이날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공식 대회 기간 중 먹고 자는 비용은 본인들이 다 냈다"면서 "북한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체육대회에 참가해 어떤 식으로든 체류 비용을 지불한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통일부는 지난 15일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교추협) 협의를 통해 아시안게임 북측 선수·대표단 소요 경비를 9억38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북측이 이미 납부한 일부 비용을 제외하고 정부가 실제로 지원할 액수는 국제방송센터(IBC) 부스 설치 및 송출장비 임차 비용 2억7000만원과 차량 운행 비용 1억8000만원, 대회 기간 이전 체류 비용 2400만원 등 약 5억5000만원이 될 전망이다.

당초 남북한은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수단·응원단 규모, 참가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당시 정부는 "국제 관례와 대회 규정을 바탕으로 남북 관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북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내심 북측이 상당한 비용을 부담했으면 하는 눈치였다. 정부가 추구하는 '국제 관례에 입각한 정상적 남북 관계'의 일환으로 북측에 무언의 압박을 가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북측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응원단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여당에서도 상당한 비판이 제기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시 정부의 경직된 태도를 비판하며 "몇 년 만에 한 번 오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정부 당국이 무능하다"면서 "통 크게 해서 다 오라고 하고 (정부가) 왜 그렇게 쩨쩨하게 국제 관례를 얘기하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북측이 이례적으로 19만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직접 현찰로 치르고 간 것은 일단 국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한 이상 국가적 '체면'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년 만의 톱10 진입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뤄낸 북한 선수단이 막판에 돈 문제로 남측과 얼굴을 붉히는 것은 여러모로 체면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나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더구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처럼 남북 간 명확하게 비용 부담 문제를 협의하지 못했던지라 북측에서도 어느 정도는 부담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있었을 수 있다. 부산 대회 당시에는 우리 측 정부 지원도 상당했지만 남북 관계도 유례없는 호시절을 경험하며 북한 선수단에 대기업들의 후원도 쏟아졌다. 현대·기아차에서도 선수·응원단 차량 수십 대를 무료로 빌려주는 등 북한 선수단은 그야말로 '귀한 손님' 대접을 받았다.

북한 선수단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5개나 갈아치우며 선전한 것도 흔쾌히 지갑을 열게 한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상당한 성과를 거뒀고 평양에서 대대적 환영식이 예정된 상황에서 굳이 돈 문제로 찝찝하게 발목 잡힐 필요가 없다는 의도인 셈이다.

실제로 북한 선수단이 5일 평양에 귀환했을 때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당과 군대, 내각 실세들이 평양 순안공항에 마중 나와 비행기 트랩 바로 밑에서 일일이 선수단 손을 잡아주며 '칙사' 대접을 했다. 연도에도 시민 수십만 명이 몰려나와 선수들을 환영했고 메달리스트들은 무개차량에 올라 평양시내를 돌며 환호하며 한바탕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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