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랭킹쇼] 가습기 살균제 참사, 시작부터 구제까지

[레이더P] 1994년 첫 출시…2017년 대통령 사과

기사입력 2017-08-10 11:26:07| 최종수정 2017-08-11 11:31:31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한 가운데, 지난 9일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시행됐다. 정부의 관리 소홀과 방관, 생명을 담보로 한 기업의 이익 추구, 학계의 진실은폐, 언론의 무지에서 비롯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족 모임과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5688명이 가습기살균제피해로 신고했고 이중 21%가 사망했다. 레이더P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요 장면들을 되짚어봤다.



1. 1994년, 가습기 살균제 출시

유공이 출시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광고이미지 확대
▲ 유공이 출시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광고
1994년 유공(현 SK케미칼)이 처음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를 시작했다. CMIT·MIT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메이트'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2001년까지 8년간 팔렸으며, SK케미칼은 2002년부터 '가습기 메이트'의 완제품을 만들어 애경에 공급했다.



2. 2002년, 최초 사망자 발생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가습기 살균제 최초 사망자가 1995년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2017.3.6.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가습기 살균제 최초 사망자가 1995년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2017.3.6. [사진=연합뉴스]
2002년 6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최초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울에 거주하던 5세 김 모 양의 집에선 집에선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왔다. 한편, 지난 3월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가 이미 1995년에도 발생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사망자는 유공 '가습기 메이트'를 사용했었다.



3. 2006년, 원인 미상 소아 급성폐렴 환자 발생

2011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원인 불명의 중증 폐질환 임산부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사진=서울아산병원]이미지 확대
▲ 2011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원인 불명의 중증 폐질환 임산부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사진=서울아산병원]
2006년 10여 명의 어린이들이 원인 미상의 급성 폐 질환을 집단으로 겪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에 신고가 접수됐고 관련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2011년, 한 병원에서 중증 폐질환 임산부 환자 7명이 연달아 발생하고나서야 질병관리본부는 본격적인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4.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폐 손상 원인 추정' 결과 발표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이 31일 서울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출산전후 산모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갔던 원인미상의 폐질환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11.8.31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이 31일 서울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출산전후 산모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갔던 원인미상의 폐질환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11.8.31 [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원인불명의 폐손상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 시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원인미상 폐손상 발생 위험도가 47.3배 높다"고 설명했다. 이후 11월 질병관리본부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으며, 보건복지부는 6개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대해 강제 수거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흡입독성물질 PHMG·PHG의 실험결과만을 서둘러 발표해 CMIT·MIT와 폐 섬유화 인과관계 실험은 이뤄지지 못했다.



5. 2012년, 피해자모임 형사고발

3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건 1년, 형사고발과 집단손배소송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2012.8.31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3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건 1년, 형사고발과 집단손배소송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2012.8.31 [사진=연합뉴스]
2012년 8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들의 유족 8명이 살균제 제조업체를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은 옥시레킷벤키저,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코스트코코리아, 애경산업, SK케미칼 등 17개 업체였다. 또한 피해자들은 제품 판매 기업들과 국가에 집단손해배상 소송 역시 제기했다. 피해자모임은 2014년 검찰에 2차 형사고발을 했다.



6. 2015년, 피해자 가족 국가대상 손해배상 민사소송 1심 패소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3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판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2.3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3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판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2.3 [사진=연합뉴스]
2015년 1월, 피해자 유족 등이 가습기 살균제 업체 및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피해자 측은 "국가가 가습기 살균제를 유해물질이나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국가가 (가습기 제조업체를) 관리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7. 2016년, 국회 가습기특위 활동 및 종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유원식)가 21일 영국 슬라우에 있는 레킷벤키저(옥시코리아 본사) 본사에서 라케시 카푸어 최고경영자와 면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6.9.21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유원식)가 21일 영국 슬라우에 있는 레킷벤키저(옥시코리아 본사) 본사에서 라케시 카푸어 최고경영자와 면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6.9.21 [사진=연합뉴스]
2016년 1월,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수사팀이 확대 구성되었다.

2016년 7월, 국회에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꾸려졌다. 가습기 살균제 특위는 현지 조사를 위해 영국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CEO의 사과를 이끌어냈다. 또한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를 열어 일부 진상규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피해자 보상 등에 대해선 뚜렷한 성과 없이 같은해 10월 활동을 종료해 피해자들이 기한 연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8. 2017년, 이어지는 법적공방과 첫 정부 공식 사과

2017년 4월, 옥시 측 부탁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불분명하다'는 허위 보고서를 쓴 조명행 서울대 교수가 2심에서 감형을 받아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2017년 7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2심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1심보다 1년 줄어든 징역 6년을,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에 적극 노력하고 1심부터 줄곧 자기 범행을 뉘우치는 점을 참작했다"고 감형 사유를 밝혔다. 피해자 측은 "전형적인 솜방망이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이은영 "너나우리" 공동대표를 만나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 2017.8.8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이은영 "너나우리" 공동대표를 만나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 2017.8.8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공론화된지 6년 만에 이루어진 대통령의 공식 사과였다.

[안병욱 기자/윤은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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