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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쇼] 남북대화에 대한 미·일·중·유럽 반응

[레이더P] 신중 美 - 경계 日- 환영 中 - 우려 유럽

  • 조선희 기자
  • 입력 : 2018-02-13 14:52:45   수정 : 2018-02-13 18: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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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갖고 온 것은 '초청장'이었다. 지난 10일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민 친서에는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대해 정상회담을 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빠르게 진행되는 남북 간 대화 국면에 이해가 얽혀 있는 주변국들 반응은 어땠을까.



1. 신중 미국…언론은 '한미 이간질' 우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공식 성명이나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환영이나 반대 의견 어느 것도 밝히지 않은 것은 시간을 두고 북한의 의도를 해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여자 예선전을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여자 예선전을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마이클 펜스 부통령은 북한과 대화할 의지를 시사했다. 그러나 조건 없는 대화가 아닌 '최대 압박'과 동시에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워싱턴포스트의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과 대화하며 '한국이 먼저 대북 관여에 나서고 그 뒤를 미국이 뒤따를 수 있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대 압박과 관여를 동시에 하는 셈이다.

미 언론들은 북한의 초청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핵무기 포기가 수반되지 않는 한 극적인 결과는 없다고 전망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북한의 문 대통령 초청은 남북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면서도 "중요한 군사동맹인 미국과 한국을 분열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11일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결정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훼손시켰다"며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정상회담 카드를 꺼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면서 잇속을 챙기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양 올림픽'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WSJ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가식적인 행동에 대해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며 "북한의 제안은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2. 경계 일본…北비핵화 강조

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일본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김재훈기자]이미지 확대
▲ 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아베 일본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김재훈기자]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9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한 데 이어 일본 정부와 언론 모두 남북대화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여정과 문 대통령의 오찬이 있던 10일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기본정책이 변하는 것이 대전제"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8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김여정의 한국 방문에 대해 "북한의 미소외교에 눈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북한에 대한 압력을 손상시킬 수 있는 행동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미소외교에 대한 경계 언급은 아베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 또한 지속적으로 한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2일 한국 정부가 김여정을 '국빈 대우'했다며 "비핵화라는 원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 또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을 정리하면서 "김여정이 첫 한국 방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북한 방문 의욕을 부추기는 등 '체제 홍보 책임자'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표현했다. NHK는 12일 김여정이 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호소했다고 보도하면서 "미국과 일본 정부가 한·미·일 3국의 대북 압박 공조가 흔들릴 수 있는 점에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 환영 중국…한미훈련 중단 거론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남북 대화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12일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북한에 초청한 데 대해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이 한반도 평화 유지와 비핵화 실현의 공동 노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올림픽에 맞춰 남북 대화가 활발해진 데 대해서도 "중국은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미국에는 북한과 접촉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줄곧 '쌍중단(雙中斷·북한 핵개발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에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11일 사설에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평창올림픽 이후에 핵미사일 개발 활동 중단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라며 "문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핵 포기를 대화의 전제로 삼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적 위험이 있겠지만 문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규모와 강도를 축소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정한 서광이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CTV도 평론에서 "남북이 올림픽을 계기로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멀리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이 성과를 냈으나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계획이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전했다.



4. 한미동맹 약화 우려 유럽

영국 가디언지 홈페이지 캡처이미지 확대
▲ 영국 가디언지 홈페이지 캡처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한국이 북한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면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문 대통령은 전에 북한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최대 압박' 전략을 추구하는 만큼 방북을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BBC는 "미국 정부가 북핵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평창올림픽 기간 북한 측이 제시하는 솔깃한 움직임에 한국이 빠져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방북 초청으로 문 대통령이 어려운 입장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르몽드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양측의 극적인 화해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동맹인 미국이 대화를 위해서는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난처한 처지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한반도 주변 4강 중 하나인 러시아는 남북 대화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5. 北, 남측엔 온건하게·미국엔 강경하게

13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12일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방남 결과를 보고받으며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이 향후 남북 관계 개선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문에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고위급대표단이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사실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고위급대표단이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사실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11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대표단의 문 대통령 오찬을 전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현관에서 우리 고위급 대표단을 반갑게 맞이하여 인사를 나누고 김영남 동지, 김여정 동지와 각각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김여정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따듯한 담화를 하였다"며 문 대통령 사진을 실었다. 북한의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이 문 대통령의 사진을 게재한 것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편 남북 대화 국면에도 북한은 미국에 날카로운 말을 쏟아냈다. 12일 노동신문은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핵 위협을 걷어치우면 우리의 핵 보검이 미국을 겨냥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를 성대히 치러 민족의 존엄과 위상을 내외에 힘 있게 떨치자는 우리의 제의와 노력에 매우 불편해하면서 악착하게 훼방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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