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4차산업 주도권 경쟁…文은 정부역할, 安은 민간주도 강조

[레이더P] 하루가 멀다하고 경쟁적 행보

기사입력 2017-02-03 16:55:52| 최종수정 2017-02-03 17:19:52
문재인 "세계 최초 전국적 초고속 IoT망 설치할 것"
안철수 "기업이 기반기술 있어야 부가가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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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4차산업 분야를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연일 4차산업 관련 정책구상을 발표하고 관련 기업을 탐방하면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들 모두 민간 주도 4차산업 혁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문 전 대표는 정부의 역할에 보다 무게를 둔 반면 안 전 대표는 기업의 자체적 기술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비를 이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오후 스타트업 기업에 공공인프라를 제공해 주목받는 세운상가 팹랩을 방문, 로봇팔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오후 스타트업 기업에 공공인프라를 제공해 주목받는 세운상가 팹랩을 방문, 로봇팔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전 대표는 3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 위치한 개방형 디지털 제작소 '팹랩(FabLab)'을 방문했다. 팹랩은 레이저 커터나 3D프린터 등 디지털 제작 장비들을 활용해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물로 제작할 수 있는 공공 제작공간으로, 우주인 고산 씨가 대표로 있는 타이드 인스티튜트가 설립한 비영리기관이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지난 1일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4차산업혁명 토론회 기조연설자로 나서 자신의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며 4차산업 분야를 빠르게 선점하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의 4차산업 공약을 살펴보면 △세계 제일 먼저 초고속 사물인터넷(IoT)망 구축 △자율주행차 위한 스마트고속도로 건설 △공공빅데이터 설립 및 데이터규제 해소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신설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 등으로 압축된다.

문 전 대표 측 전략통으로 알려진 한 인사는 "문 전 대표의 이번 4차산업 공약은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보기술(IT) 정책에 버금가는 신산업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 하에 마련된 것"이라며 "DJ가 초고속인터넷망을 깔아 IT산업의 저변을 마련했던 것처럼, 문 전 대표는 초고속 사물인터넷망을 세계 최초로 구축해 4차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의 4차산업 공약 중 공공빅데이터 설립도 핵심 중 하나다. 국민성장 측 관계자는 "정부가 보유한 막대한 빅데이터를 민간에 공개해 4차산업 발전의 기폭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면서 "결국 문 전 대표의 4차산업 공약은 산업 발전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기초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주력한다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백신 1세대인 안철수 전 대표는 4차산업 분야에서 문 전 대표 측에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실제 그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에 참석했고,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있는 '무한창의협력공간'을 방문해 과학기술혁명과 교육혁명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일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주최 국회 제4차 산업혁명 포럼에 참석하고있다.[사진=이충우기자]이미지 확대
▲ 3일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주최 국회 제4차 산업혁명 포럼에 참석하고있다.[사진=이충우기자]
이어 2일에는 한국 기원을 방문해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과 대국을 펼치며 4차산업 선두두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주력했고, 3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산업혁명포럼에 참석하며 자신이 4차 산업혁명 관련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광폭행보를 펼쳤다.

최근 행보에서 안 전 대표가 밝힌 4차 산업혁명 발전 방안은 민간주도 기술혁신에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제도를 보완하고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반 기술에 투자를 유도하는 역할로 한정하고, 민간은 이를 토대로 산업·기업 간 융합을 통해서 4차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우리나라 인공지능(AI) 기술이 해외보다 뒤처져 있는 상황이므로 앞으로 3년간 AI 부분에 기술 투자를 통해 '캐치업(catch-up·따라잡기)'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산업·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법규를 정비하고 첨단기술 국제표준화작업을 추진한다 또 공정한 경쟁을 위해 기술특허권을 보호하고 공정거래위원회를 강화해 기존기업의 기술 '빼앗기'를 막는다.안 전 대표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거나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은 지양한다. 따라서 문 전 대표의 4차산업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문 전 대표의 팹랩행에 대해 "안 전 대표 따라하기"라고 꼬집은 반면, 민주당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맞받기도 했다.

두 주자의 4차산업 정책을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의 4차산업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했다기보다, 4차산업 서비스로 돈을 버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인프라가 후행으로 발전했다"면서 "한국에선 4차산업혁명을 해도 돈 버는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4차산업이 활기를 띄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따라서 정부는 4차산업 기업에 훌륭한 인재들이 투입될 수 있도록 인재육성에 주력해 관련 대학들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채성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화려한 정책들이 현장에선 잘 작동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의 문제는 산업경쟁력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제조와 비즈니스 모델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혁신의 결과 4차산업이 발전하는데 양 주자에게선 관련된 비전과 방향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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