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30·40대 워킹맘 표심 잡아라…대선주자 `육아·보육` 정책

[레이더P] 재원마련 방법은 모호

기사입력 2017-02-07 15:05:44| 최종수정 2017-02-08 18:25:36
유승민, 엄마·아빠 근무여건 개선
문재인·안희정, 보육인력·시설·지원 확대
이재명, 육아수당…안철수, 학제 손질


일하면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부모를 위한 각종 '육아·보육 정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선 주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육아휴직과 휴직 기간 내 소득을 보장해주고 보육 시설을 확충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왼쪽 두 번째)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유치원 졸업식을 찾아 학부모들과 육아경력단절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왼쪽 두 번째)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유치원 졸업식을 찾아 학부모들과 육아경력단절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관련 법안까지 발의하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1호 정책 공약으로 '육아휴직 3년법' 개정을 포함해 종합대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현행 1년인 육아휴직을 3년으로 확대하고 민간 기업에도 공무원 수준의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한편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60%(상한 200만원)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지난달 13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또 정시 퇴근 보장, 야근 제한, 돌발 업무 지시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칼퇴근 보장법'을 대선 공약 2호로 제시했다. 유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북가좌동의 한 유치원 졸업식에 참석해 "아이를 키우고 싶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현실적인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런 정책이라도 펴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기존 제도 안에서 어린이집·교사 확충 등 시설과 인력 투자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안 지사는 지난 5일 서울 강북구 꿈의숲 아트센터 키즈카페에서 열린 '2040과 함께하는 아이 키우기 브런치 토크'에서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행 제도를 정비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강화해 3.1%(아동 수 기준)에 불과한 이용률을 10%까지 끌어올리고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 지사는 아이돌보미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어린이집 교사 1인당 아동 수를 축소하는 등 보육 환경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이른바 '블랙기업 정부 지원 배제' 방침을 공약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정책을 바꾸기보다 지난 정부가 검토하거나 실시해왔던 정책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세종시 여성 공무원 과로사 사건을 언급하면서 근로 여건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자신의 대담집에서도 워킹맘과 관련해 "임신에서 출산은 물론 보육까지 국가가 다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는 △자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유연근무제 △셋째 자녀부터 대학등록금 지원 등 국가 역할 강조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을 약속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육아정책 역시 '수당 카드'로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2800만명에게 육아·아동·청년배당 등의 형태로 연간 10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상태다. 또한 캠프 측에서 워킹맘 차별 사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모으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함으로써 육아 부담과 직장 내 차별 해소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육아휴직 기간을 12개월에서 16개월로 늘리는 등 아빠의 보육 역할을 의무화하는 '슈퍼우먼방지법'을 제안했고, 김부겸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5일 정책자료를 통해 "남성도 최소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맞벌이가 보편화한 시대에 부모가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학제 개편같이 기존 틀을 뜯어고쳐서 교육비 등을 대폭 줄이겠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6일 의무교육을 만 3세부터 시작해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을 거쳐 대학교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학제개편안을 제시했다. 현재 만 6세부터 시작하는 교육체제를 만 3세로 앞당기고,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 2년간 보육과 더불어 유아교육을 국가가 보장해 사교육비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기업의 임금 부담이 늘어나고 육아휴직으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 등이 한국 사회 현실과는 맞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후보자들이 내세운 재원 마련 방법은 구체적인 것이 없거나 모호하다. 김부겸 의원이 사회복지세를 신설해 8조원을 조달하겠다고 했고 이 시장 역시 재원 마련 방안으로 법인세와 초고소득자 증세를 들었지만 구체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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