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우리텃밭 홀대 받고 있다" 예산심사 돌입 한국당·국민의당 주장

[레이더P] 영남홀대론·호남홀대론

기사입력 2017-11-07 16:27:32| 최종수정 2017-11-07 16:36:50
국회가 6일부터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하면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사회간접자본(SOC)예산 지역 홀대론'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예산 정국을 넘어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부여당에 공세를 펼 모양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각자의 지역기반인 영남과 호남이 현 정부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자 민주당은 이를 '지역주의에 기댄 공세'라고 진화에 나서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영남홀대론'을, 국민의당은 '호남홀대론'을 주장하면서 예산 정국에서 주도권을 갖고 오는데 열중하고 있다.

지역홀대론을 가장 먼저 주장한 이는 안 대표다. 안 대표는 지난 8월 취임이후 "호남의 SOC예산이 더 많이 삭감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런 움직임은 호남에 지역구가 있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이들은 그 예로 호남 고속철 사업에 3000억원을 건의했는데도 정부 예산안에는 154억원 편성에 그쳤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전체적으로 95%가 삭감됐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호남홀대론에 '숫자놀음'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해당사업에서 이미 올해 예산 730억원 가운데 554억원이 이월되므로 새로운 예산 투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내년 예산안에서 전체적인 SOC예산이 줄어들었으므로 호남에서만 예산삭감이 된 게 아니라는 점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호남만 지자체 요구 대비 SOC 예산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수도권, 영남 모두 축소됐다"며 "이를 두고 지역 홀대, 지역 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과 지역주민을 이간질 시켜서 어떻게든 민주당 지지도를 떨어뜨리겠다는 얄팍한 정치공세"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내년도 SOC예산을 전년보다 20%(약 4조원) 줄어든 17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이처럼 지역홀대론은 근거 유무와 관계없이 지방선거까지 정치공세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SOC 건설을 통해 지역 발전을 바라는 민심 때문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호남 지역에서도 광주·전남의 경우 '홀대한다'고 생각하진 않아도 적어도 배려는 받지 못한다는 지적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도 '영남홀대론'을 펴고 있다. 호남보다 영남 SOC 예산이 더 많이 삭감됐다는 취지다. 한국당의 지역 기반인 영남(대구·경북 및 부산·울산·경남)의 인구가 호남보다 더 많은데도 올해 전체적으로 삭감된 SOC 예산은 더 많다는 것이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호남 인구가 516만명, 영남은 부산·울산·경남만 806만명이고 대구·경북이 530만명인데, 올해 전체적으로 삭감된 예산 4조4000억원 가운데 3조7000억원이 영남에서 삭감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당이 펴는 '호남홀대론'보다는 영향이 적다고 본다. 부산 지역 한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에서도 영남홀대론을 적극적으로 지역에서 주장하고 있지도 않고 지역에서도 큰 이슈가 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공무원 증원 계획과 관련한 재정 소요 추계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정회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낸 자료가 지나치게 부실하다면서 이대로는 제대로 된 예산심사가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간사 황주홍 의원,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후덕 의원, 자유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공무원 증원 계획과 관련한 재정 소요 추계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정회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낸 자료가 지나치게 부실하다면서 이대로는 제대로 된 예산심사가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간사 황주홍 의원,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후덕 의원, 자유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중 공무원 증원과 관련해 야당의 공세로 진통을 거듭했다. 정부여당과 야당간의 자료제출 공방으로 회의가 한때 약 30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야당은 정부를 상대로 앞으로 증원할 소방관 등 현장 공무원 17만4000명의 인건비와 관련 경비, 사회보험료, 연금 부담금 등의 30년 추계 자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향후 30년을 추계하려면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작업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난색을 표했다.

예결위 소속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기초자료를 제출받지 않고 어떻게 심사를 하라는 것이냐"고 주장했고 국민의당 간사인 황주홍 의원도 "자료제출을 놓고 정부는 늘 회피하려 하고 요구를 가급적 최소치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30년 추계 자료는) 현실적으로 바로 작성해 제출하기 어렵고 정부가 양해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결위는 여야간 공방 끝에 30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각 부처 장관들에게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꼭 지켜야할 예산은 상임위에서건 예결위에서건 지키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해야 지켜진다"며 "겸손은 좋으나 정책에 대한 신념과 겸손은 별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모두발언을 통해 평소 소신을 밝혔던 이 총리가 국회 예산시즌을 맞이해 예산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한 것이다.

[강봉진 기자 / 김효성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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