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팩트체커] 대한민국 건국 1919년인가 1948년인가

[레이더P] 국부·항일·친일 평가 등 얽혀있어 진영따라 주장 달라

기사입력 2016-08-18 16:33:12| 최종수정 2016-08-19 16:45:34
Q: 건국절 논란으로 정치권이 뜨겁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건국 68주년"을 언급한게 논란의 시작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우리나라의 건국일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입니다. 이는 보수진영의 공통적인 주장이기도 합니다.

반면 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서는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4월 13일이 건국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양쪽 근거는 무엇이고 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인가요?

A: 양측의 주장과 근거부터 정리해보지요.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새누리 “국가 3요소 충족한 건 1948년”

여당인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대한민국 건국일이 1948년 8월 15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시점에 이르러서야 국가의 3요소인 '영토, 국민, 주권'을 모두 충족한 정부가 출범했다는 점을 근거로 듭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 간담회에서 "영토와 국민을 갖지 못한 망명정부였던 상해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3일이 생겼다"며 상해임시정부를 국가로 인정할 수 없음을 밝혔습니다.

두 번째 근거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았는지의 여부입니다.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모든 독립 사건은 국제적 사건이라서 국제사회가 승인을 해야 되는데 승인이 이루어진 것이 1948년 12월"이라며 "1948년 8월 15일부터 한 1년 사이에 건국이라는 사건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상해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당시에는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진정한 건국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그는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라는 제헌헌법 전문의 '계승'의 의미에 대해서도 "이승만 대통령의 진짜 뜻은 '당시에는 대한민국을 건립하고 세계에 독립을 선포했지만 이루지는 못 했다. 그래서 재건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 더민주 “헌법·관보1호 1919년 건국 명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권과 진보진영에서는 대한민국 건국일이 1919년 4월 13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첫번째 근거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헌법전문입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헌법은, 대한민국이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제헌헌법은 더욱 분명하게, 3.1 운동으로 대한민국이 건립되고 제헌헌법으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한다고 밝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부수립 후 1948년 9월1일 발간된 대한민국 관보 1호는 연호표기를 '대한민국 30년 9월 1일'이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두번째 근거로 건국절을 1948년으로 보면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전부 우리 영토로 하고 있다'는 헌법조항과도 맞지않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동 조항은 사실상 북한이 지배하고 있는 영토를 우리나라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내용인데 1948년에는 남한만의 단독정부가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71주년 광복절인 15일 낮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이  백범 김구 좌상 앞에서 고개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71주년 광복절인 15일 낮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이 백범 김구 좌상 앞에서 고개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속내는 이승만이냐 김구냐

양측 주장의 이면에는 우리나라를 건국한 국부는 누구인지에 대한 논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1919년을 건국일로 보면 우리나라의 국부는 임시정부 건립에 크게 기여한 김구는 물론 박은식, 박헌영 등 좌파진영 인사를 포함한 임시정부 요인들이 국부 칭호를 얻게 됩니다.

반면 건국일을 1948년으로 보면 제헌국회에서 국회의장을 역임한 뒤 대한민국 정부 초대 대통령에 오른 이승만 전 대통령이 국부가 됩니다.

한편 1919년부터 1945년에 이르기까지의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를 둘러싸고도 두 주장은 다른 입장입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우리나라가 1948년에 건국됐다면 그 앞의 일제 식민지배, 항일운동, 친일은 모두 대한민국 이전의 역사가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1948년을 건국일로 삼으면 1945년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일제 지배를 불법 침략이 아닌 ‘정상' 상황으로 인정하는 셈이란 주장입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48년이 건국일이라는 주장에 대해 "버젓이 선열들의 항일독립운동을 폄하하고 부정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여권에서는 "1948년 건국을 주장하더라도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애족 정신과 광복 의지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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