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팩트체커] 홍 4월9일 밤 사퇴하면 경남지사 재보선 못 열리나

[레이더P] 사퇴시점 최대한 늦추면 보궐선거 불가능

기사입력 2017-03-20 17:51:26| 최종수정 2017-03-22 14:39:04
4월 9일 밤12시 직전 사퇴하면
선관위 통보 다음날 10일 이뤄져
30일 전까지 사유 발생에 해당 안 돼
보궐선거 없이 내년 지방선거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가 2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열린 "경남 여성 리더십 강화 홍준표 도지사 초청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홍 지사는 검사, 국회의원, 도지사 등을 하게 된 계기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말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가 2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열린 "경남 여성 리더십 강화 홍준표 도지사 초청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홍 지사는 검사, 국회의원, 도지사 등을 하게 된 계기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말했다.[사진=연합뉴스]


Q: 18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홍준표 경남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도지사직 사퇴 시점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홍 지사의 사퇴는 5월 9일에 대선과 함께 치러지게 되는 경남지사 보궐선거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홍 지사는 평소 도지사 보궐선거는 없도록 하겠다는 소신을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20일 주요 간부회의에서 그는 "제가 사퇴하면 줄사퇴가 나온다"며 "자치단체장 중에 보궐선거에 나오려고 사퇴하고 그 자리에 들어갈 사람이 또 사퇴하면 쓸데없는 선거 비용이 수백억 원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31일로 예고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홍 지사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더라도 바로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고 선거일 30일 전인 4월 9일(일요일)까지 지사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일요일 사퇴를 하면 선관위에 사퇴 통보가 접수되는 것은 다음날인 4월 10일이 되며 그 경우 시한을 넘어서게 돼 보궐선거를 치르지 못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경우 그의 말처럼 보궐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되는 것인가요?



A: 결론적으로 홍 지사가 이를 관철시키려는 의지만 굽히지 않는다면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일 홍 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선출되면 자신은 대선을 치르면서도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치러지지 않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03조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연도에 선거일 전 30일까지 실시 사유가 확정된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의 보궐선거 등은 대통령 선거일에 동시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대선 날짜가 5월 9일로 정해진 만큼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대선과 함께 도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홍 지사는 예산 낭비 등을 우려해 도지사 보궐선거는 없다고 수차례 말해왔습니다. 오는 31일로 예고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홍 지사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도 지사직을 바로 사퇴하지 않고 4월 9일까지 지사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홍 지사는 "행정부지사 체제로 가더라도 전혀 흔들리지 않으니 제자리로 돌아가 자기 자리에서 충실히 하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홍 지사 역시 9일 자정 직전에 사퇴하고 하루 뒤인 10일 이후 권한대행인 행정부지사가 선관위에 사임 통보를 경상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하도록 해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지사 사퇴 절차는 사임 날짜를 적은 서면(사임통지서)을 도의회 의장에게 알리면 되며 사임통지서에 적힌 사임 날짜에 사임됩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에도 사임통지서를 어떤 방법으로 언제까지 선관위에 제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습니다.

공직선거법 200조 5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궐위된 때에는 궐위된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직무를 대행하는 자가 당해 지방의회의장과 관할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를 통보하여야 한다는 규정 정도만 나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권한대행인 부지사가 4월 10일을 넘기기 직전 사직원을 받으면 물리적으로 자정을 넘겨 선관위에 사유를 통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어떻게든 4월 10일 자정 전 까지 홍 지사의 사직원이 경남도 선관위에 통지가 되도록 해야 보궐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권한대행인 부지사가 이를 늦게 통보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 역시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남도청 관계자에 따르면 사직원은 서류나 전자문서든 정해진 서식이 있는 것이 아니며 해당일 당직실 등을 통해서도 제출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 53조 4항에 따르면 그 소속기관의 장 또는 소속위원회에 사직원이 접수된 때에 그 직을 그만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35조 5항 2호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보궐선거는 관할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사유의 통지를 받은 날로 하고 있습니다.

결국 법으로 정해 놓은 시한(4월 9일)을 넘기기 직전에 사직원을 작성해 제출하고 경남선관위에 그 다음날 이후로 접수되게끔 하면 시간차(Gap)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보궐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당초 통보 마지막 날인 4월 9일이 일요일이라는 점이 변수로 거론됐지만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남선관위 관계자는 "통보일 마지막 날인 4월 10일에는 24시간 비상체제로 근무할 것"이라며 "권한대행인 행정부지사가 궐위 사실을 9일을 넘기기 전에만 전자문서·우편·팩스 등을 통해 관할선거구 선관위로 통지만 하면 보궐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손민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은 "4월 9일 안에 사직원이 접수되면 보궐선거를 같이 치르지만 그 안에 접수되지 않으면 보궐선거가 아닌 다음 선거인 내년 지방선거 때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도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보궐선거가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확정되려면 평일인 4월 7일까지 홍 지사가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홍 지사가 실제 사퇴 시점을 조정해 보궐선거가 졸속으로 치러지거나 1년 이상 도정 공백을 방치했다는 비난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홍 지사가 사퇴 시기를 최대한 늦춰 보선이 없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도지사 보선을 준비하는 후보 중 공직자들 역시 섣불리 사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홍 지사가 9일 자정이 다 돼서 사퇴하면 지사 선거를 위해 같은 날 사퇴해야 하는 국회의원·자치단체장 등이 사실상 사퇴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자칫 현직에서만 물러나고 보선 기회마저 없는 황당한 상황에 처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의 발언에 출마 예정자와 도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버티고 있는 홍 지사가 이달 31일 한국당 후보로 선출된다면 곧 도지사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홍 지사의 사례는 다른 지자체장 출신 대선주자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이는 상당히 중요한 이슈가 돼버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남경필 경기도지사(바른정당) 등이 홍 지사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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