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인터뷰] 소년법 폐지 ‘반대` 소신 류여해 "왜 14세인지 알기는 하나?"

[레이더P] "소아과 따로 있듯 소년법도 필요"

기사입력 2017-09-14 14:44:57| 최종수정 2017-09-15 17:14:14
"개정엔 찬성…소년법 손질만으론 안돼"
허술한 보호관찰제도 솔질도 병행해야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사진=윤범기기자]이미지 확대
▲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사진=윤범기기자]
청소년 잔혹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자 청와대 홈페이지의 '소년법 폐지' 청원에 25만명이 온라인으로 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청원에 관심을 나타냈고, 여당 의원들은 소년법 개정 법안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인 소년법 폐지 반대를 공개적으로 밝혀 주목을 끈다. 그의 작심발언을 지난 13일 들어봤다. 이하 일문일답.

-소년법 폐지 청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 이유는.

▷소년법 폐지는 잘못됐다. 소년법에 대해 깊이있는 고민도 하지 않았다. 칼에 손이 빈다고 칼을 없애나. 칼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나.

소년법 폐지라는 이야기 자체가 고민 없었던 사람들의 감정의 토로다. 소년법 폐지 청원이라는데 어떤 곳에선 청소년보호법 폐지를 이야기한다. 뭐가 뭔지 잘 모른다는 말이다. 이를 전문가들이 짚어줘야 하는데 다들 침묵한다. 나는 그 침묵이 견딜 수 없다. 비굴한 것이다. 항상 다수 군중에게 따라기만 한다. 그런 문제에 대해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표창원·이석현 의원 등은 형사 미성년자 기준을 2년 낮추자는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 개정안들은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만 14세에서 낮추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애초에 왜 14세가 형사 미성년자 기준이 됐는지 아느냐고. 아마 모를 거다. 왜 14세냐. 우리나라는 독일 법제를 일본이 따라했고, 그 일본 법제를 그대로 가져온 거다. 그런데 독일 학제가 그렇다. 독일 학제가 초등학교가 끝나는 시점이 13세다. 그러니까 중학생인 14세 미만까지를 형사미성년자로 본 거다. 학제 변화가 있는 시기를 기준으로 한 거다. 우리나라에선 만 12세로 낮추면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사이에 걸린다.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건가.

그리고 형사 미성년자의 나이가 너무 많다고 하는데 꼭 그런 게 아니다. 룩셈부르크나 벨기에는 형사 미성년자의 나이가 18세다. 포르투갈은 16세,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는 15세다. 독일, 일본은 14세다. 즉 우리 기준이 너무 높은 건 아니다.

다들 각자의 학제에 따라 만든 거다. 그런 고민 없이 무조건 낮추자는 데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느냐고 묻고 싶다. 그래서 표창원 의원한테 토론하자고 했다. 알고 만드냐는 거다.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낮추는 걸 반대하는 건가.

▷아니다. 나는 소년법 폐지는 반대, 개정은 찬성이다. 단 전면 개정해야 한다.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바꾸면 형법도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심도 있게 논의하자.

-그러면 부산 여중생 폭행이나 인천 초등학생 살해 사건 등 청소년 강력범죄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소년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년법만으론 안 된다. 보호관찰제도부터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한 명의 보호관찰관이 130명을 관리한다. 독일은 7~10명이다. 소년범은 보호관찰이 잘 돼야 한다.

두번째는 소년범을 보호하는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소년범을 교정, 교화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소년범을 성인같이 강력하게 처벌하자고 하는데, 소년법이 왜 만들어졌는지 고민이 없다.

예를 들어 소아과가 왜 있나. 내과에 가면 되지. 어린이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 신체가 다르다. 장기가. 그래서 왜 소년범을 소년법으로 처벌하느냐 하면 뇌 구조가 어른과 다르다. 영향을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게 다르다. 충격을 흡수하는 것도 다르다. 그래서 어른과 달라야 한다.

또한 소년범은 가정과도 연관된다. 아이들이 돌아갈 곳이 없다. 결국 가정·사회·학교가 삼위일체가 되는 게 소년범 문제의 핵심이다. 소년법 개정만으로는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법조문 하나 바꾸면 될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여론이 한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반대로 소신 발언을 했는데 부담스럽진 않나.

▷부담스럽다. 다 나를 욕하는데 그렇다고 대중이 원하는 것만 얘기해주는 게 정치는 아니다. 대중이 똑바로 갈 수 있도록 얘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공청회를 해야 하고, TV 토론도 해야한다. 대중과 다른 견해를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고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제대로 고치자는 것이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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