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아홉명 탈당파가 가져온 나비효과…정의당 빼곤 모두 뒤숭숭

[레이더P] 보이는 파장과 보일 수도 있는 파장

기사입력 2017-11-09 15:46:13| 최종수정 2017-11-10 14:51:35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선 8명의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입당식이 열렸다. 엄밀해 말해 복당식이다. 6선의 김무성, 4선인 강길부, 3선의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의원, 재선인 정양석, 홍철호 의원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후 한국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총 9명 복당이다.

이들의 한국당 복당이 정치권에 미친 충격은, 그리고 앞으로 미칠 영향은 뭘까. 바다 건너 나비의 날갯짓이 바람이 되고 더 나아가 태풍으로 변한다는 '나비 효과'가 일어날까. 당장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일지도 모르는 것들을 살펴본다. 원내정당 중 정의당만 빼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등장한다.

◆돈도 사무실도 줄어든 바른정당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ㆍ국회의원ㆍ 당대표 후보 연석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최고위원ㆍ국회의원ㆍ 당대표 후보 연석회의에서 유승민 의원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석수가 11명으로 줄어든 바른정당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무엇보다 20명인 원내교섭단체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것이 큰 타격이다.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면서 바른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도 대폭 축소된다.

교섭단체는 정당에 주어지는 전체보조금의 50%를 의석수에 비례하여 일단 먼저 분배받는다. 이 몫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바른정당은 지난 3분기 국고보조금으로 14억78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의석수 5석 이상의 정당에 주어지는 5억2630만원만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이 3분의 1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국회의 의사 일정을 협의하는 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게 되고 국회 본청에 제공되는 당 대표실 등 별도 공간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정치적 위상 격하를 피할 수 없다.

◆한국당에선 '내 자리 빼앗길라' 반발 분위기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 옆 자리에 앉아 동료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 옆 자리에 앉아 동료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석수가 늘어난 한국당도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을 두고 찬반 갈등이 존재한다. 탈당파 의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미 그 지역구의 지역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다른 정치인들이 반발하기 때문.

9일 오전 탈당파 의원들의 재입당 환영식이 있는 한국당사 앞에는 이종구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지역 당원들의 항의 시위가 열렸다. 이종구 의원 지역구에서 차기 총선을 준비하던 지역위원장의 지지자들이 당사 앞으로 몰려든 것이다. 당사 2층 회의실에도 바른정당 탈당파 당직자들의 특혜 채용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복당에 따른 당직자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움직임인 셈이다.

◆국민의당 '캐스팅보트' 격상 속 안철수 '흔들'

바른정당의 원내교섭단체 지위 상실로 국민의당은 '유일무이'한 캐스팅보트의 지위를 갖게 됐다. 민주당도 한국당도 원하는 입법을 실현시키려면 국민의당의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

김동철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동철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둘러싸고 노선 경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안 대표의 리더십에 호남 중진들이 반기를 들면서 결별설까지 나오고 있다. 안 대표를 향해 "아마추어, 이미 정치적으로 종친 사람" 등 막말 수준의 원색적인 비난까지 들려온다. 7일 오후 논란 속에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안 대표가 당의 높아진 위상 속에 리더십 논란을 어떻게 수습할지도 주목된다.

◆민주당-한국당, 원내1당 쟁탈전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운데), 김태년 정책위의장(오른쪽),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운데), 김태년 정책위의장(오른쪽),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9명이 복당하면서 한국당의 의석수는 107석에서 116석으로 늘어난다. 원내 1당인 민주당과는 6석 차이. 바른정당에는 11명이 남아 있다. 이 중 6~7명만 추가 탈당해 한국당에 넘어올 경우 원내 1당을 한국당이 탈환할 수도 있다.

20대 국회는 어느 정당도 단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 이 때문에 원내 1당이 어디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 그래도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원내 1당 지위마저 야당에 내줄 경우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거란 관측은 가능하다.

◆김무성 혹시 하반기 국회의장?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홍준표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는 1년 정도 남아 있다. 정 의장의 임기가 끝나면 하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해야 한다. 현재까진 원내 1당인 민주당이 차기 국회의장도 배출할 것으로 보여 문희상, 박병석, 이석현 의원 등 국회부의장을 지낸 중진 의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만약 원내 1당이 한국당으로 바뀐다면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하는 국회의 관행에 따라 한국당에서 하반기 국회의장이 나오게 된다. 현재 한국당의 최다선은 8선인 서청원 의원이지만 친박계 좌장이란 굴레 때문에 국회의장에 도전하긴 어려운 상황.

그렇다면 9일 복당한 6선의 김무성 의원이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차기 국회의장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국회의장은 여야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법안을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입법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민주당·국민의당 통합, 탄력 받나

한국당이 원내 1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커질수록 민주당과 국민의당 역시 인력에 이끌릴 수밖에 없다. 애초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과 DJ(김대중 전 대통령)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더구나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상황이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은 차기 총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에 복당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안 대표가 바른정당 잔류파와 통합을 추진하는 것도 호남계 의원들로선 불만일 수밖에 없다. 결국 민주당과 당 대 당 통합까진 아니어도 적절한 명분만 주어진다면 국민의당 의원들의 민주당 복당 러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민주당 측은 국민의당 의원들의 복당에 대해 별다른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못하지만, 한국당 의석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민주당의 진입장벽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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