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국회 통과한 사회적참사특별법은 무엇을 담았나

[레이더P] 진보 주도·조사 기간·권한 늘려

기사입력 2017-11-24 16:28:06| 최종수정 2017-11-26 14:21:39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석 216 찬성 162, 반대46 기권8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석 216 찬성 162, 반대46 기권8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제정됐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을 통해 할 수 있게 된 것은 무엇이고, 여전히 미진한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진보 측 위원만으로도 활동 개시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는 사회적 참사법의 핵심이다. 이는 지난 박근혜정부에서 운영된 1기 특조위가 정부의 비협조와 일부 위원들의 불성실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한 것이다.

특조위는 상임위원 5명을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이뤄지는데 이 중 4명은 여당이, 4명은 야당이, 1명은 국회의장이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형식적으로는 여야의 균형을 맞춘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야당 4명 중 3명은 자유한국당이, 1명은 국민의당이 추천하게 했다. 즉 세월호 진상규명을 주장해온 구야권 측이 6명(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당 1명, 국회의장 1명)을 추천해 총 3분의 2를 구성하는 것. 반면 세월호 사고 당시 여당이었던 한국당은 3명을 추천해 사실상 진보·보수가 6대3의 구도로 출범하는 셈이다.

더구나 법이 공포된 후 30일이 지나도록 위원 선임 절차가 지연될 경우 6명의 위원만으로 우선 특조위를 구성해 활동을 개시하도록 했다. 이는 한국당 측이 3명의 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특조위 출범을 방해할 때 일단 구야권이 추천한 6명만으로도 활동을 개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조사기간 최대 2년, 특검 요청도 가능

2기 특조위는 1년을 활동 기간으로 정했지만, 필요한 경우 한 차례 1년을 연장해 총 2년 동안 활동할 수 있다. 또한 조사 대상에 대한 동행 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고, 고발 및 수사 요청, 감사원 감사 요구 등을 할 수 있다. 세월호 사고 당시 대통령에 대한 보고를 담당한 '문고리 3인방'이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동행 명령장으로 불러내 조사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추가 혐의를 포착해 고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조사 결과 필요하면 공개적인 청문회를 열 수 있다. 증인, 감정인, 참고인 등을 불러 신문하고 관련 자료를 검증하는 절차를 추진하게 돼 있다.

이런 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특조위는 특별검사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을 요청할 수 있다. 국회 상임위는 3개월 안에 특검법안 심사를 마쳐야 하고, 심사가 제때 완료되지 않으면 해당 안건을 자동 부의해 가장 가까운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규정했다. 국회가 특검 임명을 하지 않고 지연시킬 수 없도록 압박장치를 둔 것.

또한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거나 증언하지 않는 경우 등에 대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도록 벌칙 규정도 뒀다.

◇재발 방지, 제도 개선 등은 장기 과제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를 위한 내용은 특별법에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박근혜정부 당시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연안 해운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카페리 선령을 25년으로 5년 단축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낙도의 항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영제를 도입했다. 또 영세한 여객선의 수익 확보를 위해 요금도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의 근본 원인이 된 특정 노선의 독점권을 한 해운사에 몰아주고 임금 규제를 하는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해수부 출신 관료들의 산하기관으로 내려가는 이른바 '해피아' 방지와 안전예산의 추가 투입 등은 진상 규명 이후로 미뤄졌다. 이런 제도 개선은 2기 특조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최장 2년 이후의 장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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