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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이제라도` 文 맞춰 국가유공자 관심두는 의원들

[레이더P] 세미나·사진전·법안발의... 처우개선 목소리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7-06-09 14:36:36   수정 : 2017-06-11 17: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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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3세미나실에서 열린 48차 한국보훈학회 학술세미나는 어느 때보다 많은 국회의원이 몰렸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실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 민병두·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연이어 축사를 했다. 보훈학회 세미나에 이렇게 국회의원 여러 명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는 게 행사 주최 측 설명이다.

양정훈 보훈학회장은 "앞서 열렸던 세미나에서 국회의원들이 직접 세미나에 참여해 인사말과 축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많아야 한두 분 정도였다"며 "네 분의 국회의원이 참석한 것만 봐도 국가보훈 정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국가유공자 후손들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진 것은 비단 6월이 호국 보훈의 달이기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보훈 정책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면서 국회의원들 역시 이에 발맞춰 빠르게 행보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62회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유공자 병실을 방문, 황의선 애국지사(93세, 6.25 참전 유공자, 무공수훈자)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62회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유공자 병실을 방문, 황의선 애국지사(93세, 6.25 참전 유공자, 무공수훈자)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제62회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회가 동의해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부터 강화하겠다.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과 유관단체가 공동 주최해 '6·25전쟁 유엔 참전 용사들이 전하는 이야기'란 이름으로 열린 사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유엔 참전국과 의료 지원국 등 22개 나라 참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사진 100여 장이 전시됐다.

이번 사진전은 찰스 랭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수석 보좌관 출신인 재미동포 한나 김이 '한국전 유엔 참전 용사 찾아가기 여정' 프로젝트를 김창준 전 의원이 후원하면서 기획됐다.

참전 유공자의 참전명예수당을 인상하고 의료 지원 기준 연령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법안 역시 새롭게 발의될 전망이다. '보훈가족에 감사하는 국회의원 모임' 공동대표인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6일 "20대 국회에서도 말로만 애국을 외칠 뿐,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풍토를 개선하고 보훈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보훈 관련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안들은 참전명예수당을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 소득의 20%까지 인상(지금의 약 3배)하고 참전 유공자들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확대해 국가가 참전 유공자 어르신들의 노후를 보살피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파월장병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전투근무수당을 전투근무급여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유공자 처우를 개선하는 대다수 법안은 통과되지 못하고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일례로 김중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참전 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6월 발의됐음에도 여전히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소위에서 논의 중인 상황이다.

해당 법안은 참전명예수당을 월 20만원에서 32만원 이상으로 높이고 75세 이상인 참전 유공자는 진료 비용을 전액 면제하자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지급되는 참전명예수당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범국민적인 관심과 배려, 존경을 받으며 국격에 걸맞은 합당한 예우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하루속히 근본적인 대책을 수요자 중심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지 보훈의 달뿐만 아니라 연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외의 기존 발의된 유사 법안들 역시 대부분 상임위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계류 중이다.

국가유공자들 역시 피부에 와닿는 각종 보훈 지원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복지재단이 올해 초 도내 보훈단체 소속 4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보훈 지원 수혜 당사자들은 관련 정책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각종 보훈 지원 정책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만족한다'는 의견은 4.3%에 불과한 반면 '불만족한다'는 의견은 34.5%, '매우 불만족'은 19.9%로 절반 이상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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