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잇따라 `혁신위원회`…구원투수 올리는 與野 속내는?

[레이더P] 당내 반발에 유야무야·독선 행동에 역효과 `울상`

  • 김정범 기자
  • 입력 : 2017-08-02 17:26:56   수정 : 2017-08-03 13:41:1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공유
  • 프린트
혁신:「명사」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혁신의 사전적 의미다. 최근 들어 여야 가릴 것 없이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앞다퉈 혁신위원회(혁신위)를 꾸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혁신의 본래 의미대로 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새롭게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혁신위가 아이디어를 내도 당내 반발 등을 이유로 유야무야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혁신위가 그저 위기 때마다 으레 등장하는 '통과의례'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각 당이 혁신위를 꾸리는 목적은 대선 이후 당 체제를 정비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경우 지난 대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목적이 강하다면 민주당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당세를 다지기 위한 것에 무게가 쏠려 있다.

민주당은 이르면 8월 하순께 최재성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혁신기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사전에 당세 확장과 당원 중심으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게 정당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국민적 힘으로 돼야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당의 힘이라는 것은 당원으로부터 나오는 것인 만큼 당세의 확장, 당의 체력 확장, 체질 강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혁신위가 향후 어떤 활동을 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과거 활동을 살펴보면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은 2015년 4·29 재보선에서 완패하자 김상곤 현 교육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를 구성한 바 있다. 혁신위는 당 최고위원제와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혁신안과 함께 현역 의원 평가 후 하위 2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고, 검증위를 구성해 도덕적·법적 문제가 있는 현역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혁신안을 내놨다. 신선한 아이디어 도입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지만 소통 부족으로 당 분란을 고조시켰다는 비난도 함께 나왔다. 혁신안을 두고 당내 비주류 사이에서는 '인적 청산'이라고 반발하자 당시 문재인 대표는 '당 대표 재신임 투표' 승부수를 던지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간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2015년 말에는 안철수·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이 차례로 탈당하기도 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출범한 혁신위 역시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기 위해 출범했지만 혁신위 구성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키우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혁신선언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혁신선언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잇달아 극우적 성향을 드러내면서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달 28일 예정된 혁신선언문 발표를 돌연 취소하기로 하면서 내부 갈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초 혁신위는 혁신선언문을 통해 혁신위의 철학과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서민중심경제' 등의 문구 반영을 두고 이념 노선에 갈등을 빚으며 무산됐다.

결국 혁신선언문에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는 문구가 담기자 혁신위원인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이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유 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제가 평생 지켜온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의 가치가 존중되지 않는 혁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발표한 혁신선언문도 구체적인 혁신 방안과 반성이 빠져 한국당 내에서도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광장민주주의를 '다수의 폭정'으로 규정하면서 비판받기도 했다.

류 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에 한국당 중진 의원과 복당파 의원까지 나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고 한국당과 보수 적통 경쟁을 하고 있는 바른정당 역시 '극우정당'이란 비판과 조롱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대선에서 패배한 후 지난 6월 4일 김태일 영남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고 혁신위 활동을 시작했다. 오는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당 혁신위는 최고위원 폐지와 유리위원장 직선제 등을 골자로 한 당 지도체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혁신위에서 지도부 체제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당내 반발에 막혀 절충하는 선에서 새 지도체제를 확정하기도 했다. 당초 혁신위는 당 대표에게 권한과 책임을 집중시키기 위해 원내대표·사무총장 등으로 구성된 상임집행위원회를 꾸려 집단지도체제에서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하고 최고위원회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 반대에 부딪히면서 혁신위가 주장한 최고위원회는 폐지 대신 규모를 축소하는 는 수준으로 우회했다.

국민의당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1호 혁신안'이 절반의 성과에 그친 상황에서 향후 혁신위가 내놓을 향후 여성·청년 강화 방안 등에 대한 혁신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당내 의원들의 반발은 혁신안을 무산시키는 원인이 경우가 많았다. 한국당은 새누리당 당시 2014년 8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한 보수혁신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혁신위는 출판기념회 금지 등 각종 혁신안을 의욕적으로 냈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상향식 공천제'를 당헌에 담았지만 20대 총선 때 공천 파동 등을 거치며 무산됐다.

[김정범 기자]

기사의 저작권은 '레이더P'에 있습니다.
지면 혹은 방송을 통한 인용 보도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치실록

정치실록 2018년 6월 19일 Play Audio

전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