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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급`과 `ICBM`의 간극…文 고민과 트럼프 의도

[레이더P] 北 화성 15형 놓고 양국 시각차

기사입력 2017-12-01 17:24:07| 최종수정 2017-12-04 16:58:22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지시를 친필명령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지시를 친필명령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사진=연합뉴스]
29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일까? 아니면 'ICBM급'일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을 놓고 미묘하게 다른 표현을 사용하면서 양국의 입장 차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ICBM급이지만 아직 '미완'이란 점에 무게를 둔 반면 백악관은 'ICBM 발사'란 표현을 사용했다.

◆문, 외교적 방법 지속하려는 포석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양국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양국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에서 "어제(29일)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9일 미사일 발사 후 성명을 통해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것을 반박하면서 북한의 ICBM이 아직 '미완성'임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의 ICBM 미사일 도발이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은 아직 아니라는 의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레드라인은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기술적 미비점을 지적했다. 우선 북한이 발사한 화성 15형에 실제로 핵탄두와 같은 무게의 모형 탄두가 실려 있었는지 불확실하다. 북한이 핵탄두를 실제로 소형화하는 기술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미사일 발사체'만 쏘아올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든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발사체의 사정거리를 과시하고 싶은 북한은 얼마든지 그런 기만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

둘째, 성층권까지 올라간 북한 미사일이 다시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대기권에서 탄두가 마찰열로 타버리지 않고 다시 진입할 수 있는지 여부다. 재진입 기술이다. 만약 대기권 재진입을 견디지 못하고 자체 폭발한다면 값비싼 폭죽일 뿐 진정한 ICBM이라고 부를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상공으로 내려온 미사일이 마지막까지 정확한 목표를 찾아 타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지의 기술 여부다. 이 역시 ICBM의 기술적 완성도란 측면에선 중요한 기준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세 측면의 기술은 북한이 실제로 핵 미사일을 발사해서 어딘가를 타격하지 않는 한 검증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북한은 기술을 모두 완성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장이 '블러핑(허풍)'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선제타격은 물론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ICBM을 완성했다고 인정할 경우 한국 정부의 '외교적 방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한계에 달했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북 군사옵션 명분 키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사거리를 가지는 ICBM이라는 데 공감대를 나눴다.

미군은 지난 7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KN-20'으로 지정했는데, 이번 미사일에는 새로운 명칭인 'KN-22'를 부여했다. 새 코드명을 부여한 것은 미군도 화성-15형이 신형 ICBM이라는 북한 측 주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미사일이 'ICBM급'이라고 한 문 대통령의 평가에 별다른 이견을 말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직접 말씀하지 않았지만 인식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정상의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법에 일정한 시각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당면 과제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백악관 발표문에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at any cost)"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정은이 사라져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결국 미국 측이 북한의 ICBM발사를 굳이 부정하지 않는 것은 북한에대한 군사적 옵션까지 포함한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ICBM 개발에 다가갈수록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선제타격할 수 있는 명분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 간의 군사적 갈등이 첨예화될 수록 이를 해결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과 재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이 군사적이든 대화에 의해서든 말이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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