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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만 확인한 새누리당 반성토론회 다섯 장면

[레이더P] "서청원 명예롭게 가도록 도와줘야" 압박

기사입력 2017-01-11 17:58:17| 최종수정 2017-01-12 15:17:24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고성국 박사와 대화 시간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고성국 박사와 대화 시간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새누리당이 개최한 '반성·다짐·화합 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사무처 당직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역 의원들은 99명 가운데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비대위 구성을 위한 상임전국위가 한 차례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지도부에 힘을 싣기 위한 성격이 깔렸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새누리당의 분열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직 제대로 된 대선 후보조차 내세우지 못한다는 절박함 속에 토론회 주제를 '반성·다짐·화합'으로 잡았지만 최근 인적청산을 둘러싼 앙금은 그대로 드러났다. 서로의 주장과 원망이 난무했다.

또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나 최경환 의원, 당내에서 또 다른 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는 조원진·김진태 의원 등은 불참해 반쪽 행사가 됐다.

이날 행사의 주요 장면 5개를 선정했다.



1. 서청원과 싸우지 말라는 말에 발끈한 인명진

이날 토론회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화'로 시작했다. 대화 중간 최민기 충남 천안을 당협위원장이 청중 앞에 섰다. 그는 "인 위원장은 사람을 정리할 것이 아니고 로드맵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그는 "인 위원장은 서청원 의원과의 싸움을 끝내주길 바란다. 서청원 의원도 이 자리에 나와 화합하고 당을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던 인 위원장도 발끈했다. 인 위원장은 "이봐요. 제가 싸움하러 당에 왔습니까. 개혁을 위해서 온 것 아닙니까"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2. 비대위원장 인정 안 하는 상임전국위원

이세창 상임전국위원은 "인명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되시기 전이니 목사로 부르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상임전국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이 잘못됐다. 힘들게 위원장이 됐어야 당의 민심도 읽을 수 있다"라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참석자 다수가 '여긴 반성하는 자리다'라고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은 "반세기를 국가와 당을 위해 지역에서 선출된 지도자들에게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듯 처신한 건 성직자로서 우리가 기대한 지도자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인 위원장이 김진태 의원의 태극기 집회 참여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도 폈다.

듣고 있던 인 위원장은 "제가 답하겠다"며 "이 분 상임전국위원인데 회의 나오셨어요? (6일, 9일) 두 번? 상임위에 나오셔서 그런 말씀을 하셔야지"라고 반격했다.

3. 친박 중진 홍문종 "꽃가마 태워 보내 줘야"

오후 당원들이 스스로 반성의 시간을 갖기 위한 '반성 릴레이'가 시작되자 친박 중진인 홍문종 의원이 단상 앞에 섰다. 그는 "서청원 전 대표가 이번 사태가 끝나면 탈당하겠다"고 말했다. 간다는 분 꽃가마 태워 못 보냅니까"라며 인 위원장의 인적청산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홍 의원은 이어 "언제까지 인명진 편이냐 서청원 편이냐는 이야기를 해야 하나. 더는 의원들끼리 총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사님, 인 위원장님 눈물로 간곡히 호소한다. 이제는 끝내시라. 서 전 대표, 최 의원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 이정현 탈당계 반려했다 다시 번복

인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탈당 의사를 밝혔던 정, 이 의원의 사표는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두 의원이 탈당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며 책임을 지는 모범적 모습을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인 위원장의 발언 도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조경태 의원과 김문수 비대위원이 인 위원장의 결정에 대해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자 10분도 채 안 돼 비대위에서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당초 입장을 바꿨다.

조 의원은 발언을 신청해 "우리 당이 개혁의 길로 가고 국민적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아픈 부위가 있어도 도려내는 자기 개혁과 혁신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탈당계 반려는) 좀더 논의해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도 "다른 것은 몰라도 인사문제는 적어도 공개적 석상에서 바로 발표하기보다는 반드시 한 번 걸러주는 것이 득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제가 드린 말씀은 개인 의견"이라며 "한 번 당에서 의논하는 절차를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받아들이겠다"고 앞선 발언을 번복했다.

5. “책임지고 희생하는 모습 보여라”

초선 박찬우 의원은 "하루빨리 책임질 일을 책임지고 희생하는 모습으로 보수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지금 혁신이 실패하면 당의 미래가 없는 만큼 국민이 원하는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안상수 의원 역시 "새누리당이 보수의 뿌리이자 둥지인 만큼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우리 지지자들이 조용히 지켜보는 만큼 힘을 모으고 합쳐 멸사봉공하는 자세로 혁신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친박 좌장 서 의원은 이날 민단 신년회 참석차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떠나 대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궁지에 몰린 서 의원이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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