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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백] 같은 팩트 다른 뉴스…종교인 과세유예

[레이더P] 개세주의에 배치 vs 준비 시간 갖는 것

기사입력 2017-08-11 16:00:07| 최종수정 2017-08-13 10:30:06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객관성과 관계없이 주관대로 믿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해와 올해 최순실 게이트, 조기 대선 등 큰 정치적 고비를 거치면서 더욱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 역시 확증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정 방향성을 지닌 뉴스가 판치고 있는 겁니다. 정치적 편향성과 과도한 이념 매몰에서 벗어나 객관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옵니다.

그래서 레이더P가 시도합니다. 주요 이슈를 특정 방향에서 바라보는 '흑과 백'입니다. 같은 팩트를 다루지만 해석과 분석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뉴스, 즉 비판적으로 다룬 흑뉴스와 우호적으로 다룬 백뉴스를 '노골적으로' 소개합니다. 선택은 독자들의 몫입니다.

이번 순서는 종교인 과세유예 법안을 둘러싼 찬반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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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뉴스

국민개세주의 배치…지방선거 노린 포석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첫 날 회의에 참석해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이충우기자]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첫 날 회의에 참석해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이충우기자]
문재인정부의 사실상 인수위원회 역할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종교인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본래 정부는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2018년 1월부터 종교인 과세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김 의원은 "과세 당국과 새롭게 과세 대상이 되는 종교계 간 구체적인 세부 시행 기준 및 절차 등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종교계는 과세 시 예상되는 마찰과 부작용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종교인 과세 시행을 2년 유예해 과세 당국과 종교계 간에 충분한 협의를 걸쳐 철저한 사전준비를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도 반대되는 입장이다. '당정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도 '종교인 과세 유예' 관련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승희 국세청장 역시 최근까지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를 차질 없이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혀 왔다.

이에 따라 집권 여당의 유력 정치인이 보수 개신교계 등 일부 종교계의 반발에 휘둘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김진표 의원은 국회조찬기도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내년 6월 지방선거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부자 증세를 추진하자 이에 대한 완충 효과로 종교인 과세 유예를 통해 종교계 '표심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교인 과세 유예는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인 국민개세주의, 조세정의와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납세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며 종교인 과세를 더 이상 미루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종교인 과세 문제는 1968년 이미 거론되었지만 번번이 종교계의 극렬한 반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지난 5월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달리 내년 법 시행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빗발치는 비난 여론, 법안 발의에 동참한 의원들에 대한 항의 문자 등이 이어지자 백혜련·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공동 발의를 철회했다. 백혜련 의원실 관계자는 "종교인 과세를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에 서명한 것은 충분히 법안의 취지를 검토하지 못한 보좌진의 실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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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뉴스

충분한 준비 필요…정부 세수 오히려 줄어들 수도


종교인 과세유예를 통해 과세당국과 종교계 간에 충분한 협의와 철저한 사전 준비를 마쳐야한다. 그 뒤 관련 법안을 홍보하여 처음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법이 조기에 연착륙되도록 해야한다.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다. 종교인들을 '세금도 안 내는 집단'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등은 별도의 ‘종교인과세 대책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응 중이다. 대응책의 골자는 정부와 종교계가 함께 미흡한 시행령 등을 보완하기 위해 제도 시행을 일정기간 늦추자는 것이다.

이억주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에 따르면 종교 안에서도 준비가 필요하다. 기독교의 경우 각 교단에는 '헌법(헌장)'이 있는데 그 헌법에 종교인 과세에 대한 규정을 합의해 넣어야 한다. 또 각 교회의 운영정관, 재무회계세칙과 교회자치법규에 대한 교회공동체의 합의가 필요하다.

또한 정부가 마련한 종교인 과세 시행령과 시행 매뉴얼에는 과세 대상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다.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에 찬성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과세계획은 종교단체 중 비영리법인에만 과세하게 되어 있는데, 수많은 종교단체가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으로 나뉜 만큼 비영리법인에만 과세하게 되면 종교단체 간 형평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정확한 실태 파악을 기반으로 과세 대상, 징수 방법 등을 명확히 함으로써 공평과세와 조세정의를 세울 수 있는 과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유예의 필요성을 밝혔다.

종교인 과세로 인해 정부 세금 수입이 마이너스가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부자 종교인에게 걷는 세금보다 저소득 종교인 지원액이 많아지는 경우다. 정부는 내년부터 저소득 종교인이 자신의 근로소득을 신고하고 근로 장려금을 함께 신청하는 '근로장려세제'를 신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승희 국세청장도 지난 6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서 "종교인 대다수가 면세점(연소득 1200만원) 이하여서 실제 세 부담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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