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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vs 호남 중진…국당 통합 갈등 2라운드

[레이더P] 安 9~11일 호남 찾아 여론 수렴

기사입력 2017-12-07 16:16:27| 최종수정 2017-12-08 17:29:00
국민의당은 최근 예산안 정국에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예산안을 통과시킨 직후인 6일 국민의당에서는 막말, 고성을 동반한 당내 갈등이 불거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2라운드를 맞이한 것.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 세력의 진로와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안철수는 물러나라" 호남 당원들 야유

이날 행사는 대표적인 호남 중진인 황주홍 의원 주관으로 열렸다. 안 대표의 참석은 당초 예정에 없었다. 안 대표는 같은 시각 바른정당과의 협치 문제를 다루는 국민의당 수권비전위원회가 주최한 다른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동영 의원 측에서 안 대표의 참석을 요청했고, 안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잠시 들렀다.

안 대표가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서자 행사장 뒤편에 있던 10여 명의 당원 사이에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주로 "안철수는 물러가라" "나가서 통합하세요" 등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였다. 안 대표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준비한 인사말을 차분히 읽어나갔다. 그러자 이번엔 "인사말 필요 없다" "안철수는 철수하라" 등의 야유가 이어졌다. 최경환 의원 등 호남 의원들이 자제를 요청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짧게 인사말을 마친 안 대표는 이어진 김동철 원내대표의 축사까지 들은 후 자리를 떴다. 자칫 뒤에서 기다리던 당원들과 충돌이 있을 수도 있었다. 이때 박지원 전 대표가 함께 일어나 안 대표를 행사장 밖까지 배웅했다. 당내 원로인 박 전 대표가 앞장서자 당원들은 순순히 길을 비켜줬다. 그사이에도 야유는 들려왔다.

◆안철수 "내년 선거 때 3자 구도 만들어야"

당원들의 야유를 받았지만 안 대표의 입장은 여전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수권비전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기자들에게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는 것이 민주 정당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이제 합의를 이루면 한 가지 방향으로만 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 선거를 위해서는 3자 구도를 해야 한다"며 "구체적 방법은 선거연대, 통합도 있을 텐데 각각 의견이 다르다. 어떤 분은 선거연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있다. 치열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전국을 돌아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최소한 3자 구도는 돼야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며 최소한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방선거는 후보가 많아서 같은 번호를 쭉 찍는 '일관투표' 현상이 나타난다"며 가급적 기호도 통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당내 반대 목소리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대안이 뭐냐. 내년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한 대안을 가져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정당혁신 비전선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정당혁신 비전선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남 중진 "이미 3자 구도, 통합 논의 중단해야"

이런 안 대표의 주장을 의식한 듯 안 대표가 자리를 비운 후 축사에 나선 호남 중진들은 대부분 안 대표의 통합 구상을 비판했다. 먼저 안 대표를 배웅했던 박 전 대표는 "제가 그 유명한 박지원"이라며 유머로 발언을 시작했다. 곧이어 "우리가 언제 바른정당의 허락을 맡고 예산안을 통과시켰나. 우린 유승민 대표의 결재를 받을 필요가 없는 제3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강조한 3자 구도론에 대해서는 "이미 바른정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해서 사실상 3자 구도가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정동영 의원도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 39석이든 40석이든 무슨 상관이냐"며 "허망한 숫자를 좇아 당을 분란으로 모는 통합 논의는 오늘로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창당에 앞장선 천정배 의원 역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을 그릇된 길로 이끌고 있다"며 "평화개혁 세력과는 거리가 먼 세력에 끌려들어가 반문재인, 반개혁, 반민심의 적폐연대를 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한 '반안철수' 측 인사는 "곧 안철수를 쫓아낼 것"이라며 "두고보라"고 말했다.

◆9일부터 2박3일 호남행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는 오는 9~11일 호남을 찾아가 통합에 관한 자신의 구상을 알리고, 당원들의 주장을 청취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첫날인 9일 전남 목포를 찾아 전남도당 간담회를 연다. 10일에는 목포에서 열리는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뒤 광주로 이동하고 11일에는 전북 전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통합에 반대하는 중진인 박지원 전 대표(목포), 천정배 의원(광주), 정동영 의원(전주)의 지역구를 차례로 방문하는 것이다.

한편 7일 오전 안 대표는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이견을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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